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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에서의 약속 장소는 언제나 숨어있는책으로 한다. 공간의 익숙함은 시간이 주는 초조함을 씻긴다. 책장을 훑다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Le paroxyste indifférent 』, 『Fragments – Cool Memories 3 』을 골라둔다. 『단상 – 차가운 기억들』은 번역이 안 됐던 것 같고, 『무관심의 절정』은 이은민 씨 번역으로 동문선에서 출간됐다. 원서는 들추다가 손에서 버려지곤 하는데, 찬찬히 끝까지 읽어볼 요량으로 샀다. 그리고 하나 더 대니얼 대닛의 『의식의 과학적 탐구』를 샀다. 정식으로 출판된 책은 아니고 아카넷에서 석학연속강좌를 기획하며 냈던 책자이다. 4편의 세미나와 2편의 강연이 실려 있다. (필히 리뷰를!) 나름대로 수확인데, 꽤 오래지만 대니얼 대닛의 『마음의 진화』를 너무나 재미나게 읽었던 참으로 슬쩍 기대가 된다.
며칠 간 생각한 문제가 있었다. 함께 모임을 꾸리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는데, 나는 선뜻 동의를 못했다. 내게 질문을 하나씩 던져 본다. 이 질문들은 나를 가름할 수 있는 한 척도가 됐다. 내가 망설였던 것은 ‘개인의 일과 공공의 일이 나뉘는가?’의 문제였는데, 이를 되짚으면서 실상 어떤 활동이든 ‘개인적인 것이 곧 정치적인 것이다’로 모돌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얻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이 생각하면 할수록 마땅히 해야 할 일이더라. 나는 내내 내 편협함을 ‘사적’이란 말에 감추고 있었나보다.
reBlog를 어떻게 활용할까 싶었는데, ‘페미니즘’과 ‘이주노동자’ 두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서 글들을 모으면 좋은 자료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tpl파일 하나를 수정해서 refeed내에서 바로 reblog에 글을 등록할 수 있게 했더니 여러모로 편하다.
종일 다시 라블레를 읽는다. 정말 읽기도 위로가 되더라.
MovableType 홈페이지가 리뉴얼 됐다. 훨씬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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