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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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깨끗이 치웠다. 이번엔 모든 재떨이 대용품들도 없애버렸다.
머리를 빡빡 깎았다. 빡빡머리가 잘 안 어울리는 건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지만, 더위를 이유로 깎아봤다. ‘빡빡머리……’ 중얼거리는데 누구는 출소한 사람 같다는 말을 누구는 레옹 머리 같다는 말을 한다. 레옹? 호호 듣고 보니 괜찮네.
신대철 산문집도 있더라. 『나무 위의 동네』라고 89년에 청아에서 나왔다. 자전거를 타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보게 됐는데, 쨍하고 해 뜨면 읽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샀다.
며칠 동안 가장 큰 변화는 담배를 안 피우는 것이다.
방에서 담배 냄새 나는 게 지긋지긋하기도 했고, 갚아야 할 할부금을 마땅히 쪼갤 곳도 없고 해서. 한 달에 담뱃값만 10만 원이 나갔으니, 이제부턴 숨통이 좀 트이지 않겠어. 라고 생각하고 있다.
커피는 볶은 지 하루가 조금 지난 과테말라 커피가 최고다. 이름이 생각나지는 않지만, 고대 앞의 거기가 정말 맛있다.


카테고리 Mon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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