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나간다.
마음도 따라간다.
너는 아니?
내 어린 꿈은 섣달 그믐달을
동아줄로 둘둘 감아 한 줄 길게 늘여
애비의 목을 다는 것이다.
켁켁켁켁 숨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람이 불어야 한다.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몸뚱어리를 따라
차갑게 식은 심장이 뎅뎅뎅 울어야 한다.
그러면 나는 "밤에는 모두 잠을 잡시다. 꼭 잠을 자야 합니다." 외치며 새벽에 멀뚱멀뚱 깨어서 이지랄을 않고 몸뚱어리 옆에 몸뚱어리를 두고 곤한 잠을 이룰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