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족이 생겼어요. 냥이 인데 이름은 아롬이에요. 아톰 동생 아롬,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라는 의미에서 지었는데, 아롬이라는 이름을 따라가는지 대단히 똥꼬발랄합니다. 날마다 그악스럽게 놀아요. 우다다를 쉴 새 없이 하루에 열댓 번은 하는 것 같아요. 처음 온 날도 보통 냥이들은 하루 정도 적응 기간을 가지며 탐색을 한다는데, 바로 오댕꼬치에 홀려서 마구마구 신나게 놀더군요. 만지기만 하면 그르릉 거리는 게 접대묘 수준입니다. 다른 종에 대한 낯가림도 전혀 없고요. 어떤 인간이 와도 피하지 않는다죠.
그제는 집에 왔는데, 요 녀석이 안 보이더군요. 한참 부르는데, 어디서 구슬피 냐아아옹(나 여깄어~~)하며 울더군요. 봤더니, 이중창의 작은 틈에 끼어서 오도 가도 못하고 있네요. 자기 몸이 큰 걸 전혀 개의치 않고 있어요. 그 녀석을 꺼내자고 창문을 뜯어냈죠. 온몸이 먼지투성이, 그걸 이유로 목욕을 한 번 시켰는데, 처음에 너무 얌전해서 ‘오! 아롬이 역시 훌륭해’라고 생각하는 순간 샴푸 거품으로 온몸을 도배한 상태에서 밖으로 뛰쳐나가 온 집안을 헤집더군요. 겨우 몸을 헹구고 드라이로 말리려는 찰나, 최고의 발악으로 손을 물더니, 나중엔 침대에 오줌을 싸더군요. 다신 드라이 따위를 가까이하지 말라는 경고였답니다.
아 그래도 이 단어를 쓸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아롬인 ‘완소’입니다. 밥 달랄 때만 무릎으로 뛰어올라 무릎냥이가 되지만, 니아아옹(밥 줘요잉~)하며 보챌 때는 그걸 거부할 수 있는 인간이 과연 있을까 싶더군요. 네, 저는 달라면 바로 줍니다.
요즘은 아롬이 때문에 냥이 카페를 자주 들락거리죠. 누군가 고양이를 목욕시킨 후 얼굴에 대고 활짝 웃었더니, 어퍼컷을 날리더랍니다. 한참 우스워서 혼자 낄낄거렸죠. 우리 아롬인 그러지 않아 하며 재밌게 오뎅꼬치로 놀다가, ‘아롬아 뽀뽀’하며 입을 가져갔더니, 입술을 확 물더군요. 엄청 피가 흐르고 정말 미친 듯이 아팠어요. 미안했는지 계속 곁에 와서 그루밍을 하더군요. 저리 가라며 침대를 탕탕 쳤더니, 구석에서 어찌나 불쌍한 포즈로 쳐다보는지 바로 용서를 안 할 수가 없어요.
네, 네, 제가 길들이는 게 아니라, 아롬이가 저를 길들이고 있지만 여하튼 둘 다 잘 지내고 있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이제 4개월에 접어든 삼색이랍니다. 가끔 아롬이의 근황을 전하려고 합니다. 다음에 아롬과 인사하세요~
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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