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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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꿈을 꾸었다.
풀숲이 우거진 어둑한 산길에서 청솔모가 말을 건다.

"여기는 사람의 발자국을 잊은 곳이에요. 이곳에 흔적을 남기면 산을 헤매던 영혼들이 당신의 발자국을 따라 걸을 테죠. 거기에서 그 영혼들이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세계를 기억해 낼 거예요. 그리고 당신의 등 뒤에서 그 세계를 향해 팔매질하겠죠. 당신은 이쯤에서 돌아가는 게 좋아요. 거꾸로 가야 하는데 밟았던 길을 되짚어 뒤로 걸어야 해요. 발자국이 새로 생기면 그들은 당신의 등에 올라서 당신의 눈을 가리겠죠. 이 숲은 사방이 낭떠러지인걸요. 왜 내가 당신께 호의를 표하느냐고요? 오래전에 당신은 강릉의 한 숲에서 내게 말을 걸었어요. 기억 못 하겠지만 내게 인사를 하며 중얼거렸죠. ‘너 외롭구나, 네 눈에도 내가 비치는구나 금세 너를 닮아버리네, 내 말을 알아들으면 언제고 나를 찾아오렴, 난 곧 강릉을 떠날 테니 꿈길에서라도 조우하자꾸나. 그때는 네가 내게 말을 걸어다오’ 언제나 생각했어요 누구든 내게 처음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친구가 되겠다고요. 난 당신의 친구예요. 더는 이 숲에 발을 디디면 안 돼요. ……"

하늘이 더 깜깜해졌고, 꿈은 또 꿈을 꾸었다.

난 잠에서 깨어 거꾸로 걸어본다. 청솔모야, 청솔모야 난 어떻게 집에 가니? 이명박이 집에 가는 버스를 없애버렸단다.


카테고리 Mon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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