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인형』은 어디로 갔을까?

나는 책 분류를 꽤 잘해놓은 편이다. 밖에서도 어떤 책이든 꽂혀 있는 위치를 가늠할 수 있고 뭔가 필요한 책이 있으면 전화를 해서 동생이나 어머니께 책의 안부를 묻곤 한다. 이 안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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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행복해!

아무리 많이 먹고 날마다 디비자고 온갖 게으름을 달고 다녀도 살이 찌기는커녕 배조차 안 나온다. 물론 삼시세끼는 꼭 챙기고 간식은 물론이고 야참도 거르지 않는다. 몸무게는 61kg에서 왔다갔다, 춥다는 이유로 운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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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기

신촌에서의 약속 장소는 언제나 숨어있는책으로 한다. 공간의 익숙함은 시간이 주는 초조함을 씻긴다. 책장을 훑다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Le paroxyste indifférent 』, 『Fragments – Cool Memories 3 』을 골라둔다. 『단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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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분들과의 식사

명동성당에서 389일간 농성투쟁을 한 동지들이 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큰 족적이 아니래도 스스로 변해가던 동지들. 동지들이 힘이 된다고 늘 고마움을 전하던 분들. 그러나 보다 많이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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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closer) – 잡

게으름도 길면 지치기 마련이다. ‘짜릿하게’라는 인사를 떠올려 본다.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었던 인사. 익숙한 것은 시들해지고 곧 잊히고 만다. 어느 날인가 ‘봄날’ 이라는 드라마를 보니 고현정이 이런 말을 하더라.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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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389일

지난 30일 해단식 이후 일주일을 더 지켜온 천막을 걷었다. 1년 하고 며칠, 천막 아래 썩고 묶은 것들만큼 모두가 착잡했고, 물로 씻어내고 흘려보낸다. 그들도 우리도 흘러갈 것이다. 시궁창이어도 고이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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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 세레나데

밖에 나갈 채비를 하는데 휴대폰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 뒀더라 끙끙거리며 뒤적이다 집 전화로 전화를 걸어본다. 웬 음악이 나오기에 잘못 걸었나 싶어서 끊었다. 다시 번호를 확인해 가면서 전화를 건다. 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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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외치고 싶다.

덥고덥고덥고 거기에 몇 가지 일이 짜증을 보탠다. ‘씨발‘하고 외치고 싶다. 한 달쯤 됐나? 책장 옆에 쌀가마니를 두었다. 쌀에서 난 고자리가 책장과 책 틈마다 난리도 아닌 게다. 모든 책을 일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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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기 전에

이런 꿈을 꾸었다. 풀숲이 우거진 어둑한 산길에서 청솔모가 말을 건다. "여기는 사람의 발자국을 잊은 곳이에요. 이곳에 흔적을 남기면 산을 헤매던 영혼들이 당신의 발자국을 따라 걸을 테죠. 거기에서 그 영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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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덥다. 여름은 지칠줄도 모르는데, 한 소식 있으면 좋겠다. 비(雨) 혹은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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