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저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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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크리스티안 면회를 다녀왔다, 마침 생일이라는데, 보호소에서 생일이라니, 축하는 듬뿍 해줬다. 크리스티안의 모습은 뭐랄까 보호소에 있으면서 얼굴이 그리 좋아진 사람은 처음이다. 술로 가슴츠레하던 눈은 광채가 나고, 가슬가슬하던 얼굴에 혈색이 도는 게 그간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이다. 안 될 말이지만, 그 안에서 오래오래 투쟁해도 되겠더라. 크리스티안은 화성보호소로 갔다가 다시 목동출입국으로 오게 됐는데, 아주 특별한 경우다. 왜 그런지는 자신도 모른단다. 아마도 마붑이 국가인권위에 낸 진정서 때문인 듯싶다. 진정서가 먹혔다기보다는 인권위에서 조사차 몇 번이고 다녀가야 할 텐데 지들 편하자고 그랬을 거란 추측이다. 대화 중 황당무계한 소리를 들었는데, 거참, 출입국이 단속하는데 용역을 쓰는 거야 오래전부터 그랬다지만 학생들을 쓴다는 거다.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쓴다고 하더라. 하기야 지난 4월엔 군포에서 잡힌 미등록 이주노동자에게 단속에 협조하면 풀어준다고 해서 그의 동료 18명이 잡힌 사건이 있었다. 출입국이 뭔 짓이든 못할까.
수업받는 학생과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를 봤다. 용산 cgv에서 봤는데, 영화 시작도 예정보다 5분 정도 늦더니 한 1분 정도는 화면이 안 나오는 것이다. 결국, 왜 그들이 만나게 됐는지는 모른다. 영화는 부부싸움에 대한 얘기이다. 그렇게 싸우면 정들까? 별로 재밌게 보다가 끝에서 식상해버린 바람에 앞에 1분을 핑계로 환불받았다. 실은 매니저가 그 1분에 대한 사과를 당연히 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사람들은 휙휙 나가는데 별말을 안 하는 게다. 가서 얘기했더니, 너무나 친절하게 고객님이 원하시는 대로 해주겠다기에, 그럼 환불받겠다고 했다. 계속 생각했던 수위를 넘어서 미안해하는데 어찌나 나도 미안하던지. 고객님의 환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말하는데 나는 환불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 심기 정도는 환불받으면 좋아지는 딱 그 정도다. 실제로 환불받으니까 좋아지던걸. 그나저나 브래드 피트는 어쩜 더 이뻐졌니.
월급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왔다, 어라 하고 좋은 게 아니라 이거 잘 못 된 거 아닐까라는 생각에 잠자코 있을까 그냥 확 다 써버리고 몰라라 할까 몇 초 심각하다가 전화를 해 봤다. 연차수당이 나왔단다. 얼쑤
금연한 지 어언 1개월하고 반이 지났다. 자전거를 못 타는 날은 달리기를 하고 있고 꽤 오래 멈추지 않고 달린다. 몸이 좋아진 게다. 하루 두 갑 이상의 담배를 펴댔는데, 한 달에 12만 원꼴이 나갔다. 자전거 할부금을 내고도 얼마가 남아서 여기랑 저기 후원금을 늘렸다. 저기서 갑자기 후원금을 올린 이유를 묻는데, 금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시 담배를 피우면 내리게 될 거라는 말은 차마. 여하튼 내년 2월까지는 안 피운다. 그리고 매닉! 선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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