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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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동호회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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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균무때(주방용) – 책 표지를 닦는 게 가장 탁월한 세제 중 하나이며 냄새가 역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세제뿐만 아니라 무엇으로 닦느냐 역시 중요합니다. 동네 ‘무조건 천원 코너’에 가시면 안경 닦는 천 비스름한 거 살 수 있습니다. 안경 닦는 천보다 두껍고 크죠. 이 두 가지가 준비되면 대부분 책을 새책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물파스 – 책 표지에 볼펜이나 사인펜 자국을 지울 때 물파스를 한 번 바르고 닦습니다. 아주 말끔해지죠. 가려운 데나 벌레 물린 데와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 입니다.
도서관 인장이 찍힌 책
– 책 위에 아래에 여기저기 구석구석에 도서관 인장이 찍혀 있는 책을 만나면 아찔하죠. 유한락스를 이용합니다. 초보자에게 약간의 무리가 있어서 처음에 할 때는 두 명이 함께 하는 게 좋습니다. 우선 물러터진 칫솔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마른 헝겊. 유한락스를 콜라 뚜껑만큼 콜라 뚜껑에 담은 다음, 동생이나 집에서 노는 사람 아무나 데리고 와서 책을 꽈악 누르라고 하면서 칫솔에 유한락스를 발라 한번 살짝 쓰으윽 칠해줍니다. 바로 마른 수건으로 유한락스를 닦아 냅니다. 아주 적은 양을 해야지, 자칫 잘못하면 책이 울어버릴 수 있습니다.
책 첫 장에 도서관 인장을 도저히 ‘못 참겠다‘하시면, 그 뒤에 안 쓰는 종이를 데고 유한락스로 살짝 문질러 주면 됩니다. 종이를 대는 이유는 뒷장이 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책등에 스카치테이프 자국
책이 삐까뻔쩍하다가, 한 부분만 누렇게 뜬 경우가 있죠. 안은 한번 펴보지도 않아서 새 책인데, 겉에 그 누런 자국 때문에 이걸 살까 말까 망설이는 분을 위해서 특별한 세제를 소개합니다. 홈스타(욕실용)을 사용해서 닦아주면 그 누렇게 오래된 절대 지워질 것 같지 않은 때가 가십니다. 홈스타 같은 경우는 책 전반에 사용하는 것은 안 됩니다. 세제 자체에 돌가루 같은 게 있는지 책이 긁힐 수 있습니다. 여하튼 누런 부분만 살짝!
사포 – 흔히 빼빠라고 하죠. 잘 이용해야 합니다. 잘 못하면 책 전체가 뚱뚱해지고 보기 싫어지거든요. 두 가지를 준비합니다. 알이 고운 것과 중간 정도를 이용합니다. 책 위아래의 먼지를 털어 낼 때 쓰는 게 좋습니다. 글씨 지우려고 하다간 책이 망가지기 십상이니, 어지간하면 먼지 정도만 털어내는 데 이용하세요. 먼지가 10년쯤 묶은 외서 하드커버에 아주 적격입니다. 종이의 원래 색깔을 찾아 주죠. 한 30장 정도를 단위로 사포 질을 하는 게 좋습니다. 한꺼번에 하면 책이 싫어하겠죠.
막강파워 절단기
누가 쓰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나지만 가끔 실뜨기하듯 책을 깎아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신집중하고 수양을 오래해야지 가능하죠. 책장에 묻은 오래된, 묶은 남모르는 자국, 누가 지거 아니랄까 봐, ‘94211-.. 어쩌고’하며 이름과 학번을 매직으로 써 놓은 책에 최고의 효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학교 앞 제본소 같은 곳에서 잘라달라고 하세요.
주의! – 대개의 책은 겉표지에 살짝 코팅이 됐습니다, 코팅이 안 된 책들도 있죠, 코팅 안 된 표지를 위의 세제를 썼다가는 아작입니다. 가끔 그런 분들 있던데, 조심하시길. 코팅 안 된 책은 지우개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때를 끈질기게 지우개로 지워내는 게 유일한 방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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