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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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건들. 만우절이다.
“군사쿠데타로 자유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한다”라는 이대 김용서 교수는 “당신의 제자라서 부끄럽다”는 제자들의 침묵시위로 인해 수업이 끝나고 뒷문으로 줄행랑쳤다. 강의실에 들어갈 때는 다른 제자들에 둘러싸여 취재진을 피했다. 내란을 선동하는 김용서와 해방 이후 최대 거물간첩이라는 송두율 중 누가 더 위험한가? 며칠 전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서울중앙지법(이대경 판사)은 송두율 교수에게 7년 형을 선고했다. 송두율 교수는 정말 이 사회에서 공안검사 공안판사 공안기자들보다 더 위험한가?
객사한 아버지, 뇌종양의 어머니를 모시던 중학교 3학년의 여학생이 목을 맸단다. 소녀가장으로 살기가 힘들어서, 일본어도 컴퓨터도 음악도 기타도 배우고 싶다고, 하고 싶다는 유서가 남았다. 밥통에 동생들과 엄마를 위해 마지막으로 밥을 지었단다. 가난은 재난이다. 얼마 전 차떼기당은 한 달 이용료 4천2백만 원짜리 천막으로 이사했다. 아무 성과 없던 정략적 특검은 그 비용이 14억이 들었다. 17대 총선 충남 어디에 출마한 누구는 재산 신고 22억 7천9백만 원인데 5년간 낸 세금이 1만 4천 원이란다.
평등노조 이주지부 지부장 샤말 타파가 강제추방 되었다. 샤말 타파는 이주노동자 강제추방 저지와 합법화를 위해 명동성당에서 농성 중 지난 2월15일 법무부직원들에게 납치, 여수 외국인 보호소에 수감 중이었다. 샤말은 납치 당시 인권침해와 보호소 내 인권침해로 국가인권위에 제소 중이었다. 국가인권위는 조사 중에는 강제출국은 있을 수 없다고 했으나 법무부는 모든 인권위에 군림한다. 명동성당 농성투쟁단에 있다가 잡힌 비두(방글라데시)는 정부로부터 “테러리스트”로 낙인찍혀서 강제 출국당했다. 샤말이 추방당한 네팔은 정부군과 마오주의자들 간의 내전이 한창이다. 명동성당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위한 농성투쟁은 139일째 계속 되고 있다.
교사의 여학생 폭행 동영상이 여기저기 퍼지면서 난리다. 어느 선생이 여중생을 주먹으로 구타한다. ‘그럴 수도 있지’, ‘나 때는 저보다 더했어’, ‘저 정도도 맞은 거냐?’, ‘여학생도 잘못한 거 같다’라는 반응을 보면서 내가 사는 곳이 참 무서운 곳이라 곱씹는다.
그제 김동원 감독의 ‘송환’을 봤다. 보는 내내 인간의 품위를 지키자는 게 이렇게 처절한가 하며 아프고 부끄럽고 분했다. 하워드 진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간의 품위가 지켜지는 작은 영역을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언제나 간단한 답은 사람을 안절부절못하게 한다. 너무 쉬운 말들의 잔치는 지긋지긋할 뿐.
오늘 하루.
모든 것들이 만우절이라며 그냥 짓궂은 장난질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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